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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소식/2017~2015 장흥문화소식

[기사][김창석 수필가]갈수록 품격 더해 가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

by 장흥문화원 관리자 2017. 8. 18.

[김창석 수필가] 갈수록 품격 더해 가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

2017. 08. 01

우리에게는 그나마 하계 휴가라는 반짝 그늘이 있기에 폭염에도 위안이 된다. 쫓고 쫓기는 일상의 긴장을 털어내고 자연 속에서 물가에 발을 담그고 산들바람을 베개 삼아 사색하며 모처럼 삶의 여적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생활인의 지혜다. 그 절정이 바로 오는 3일까지의 장흥댐 수변공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제10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아닌가 싶다. 별빛 쏟아지는 여름밤 강변에서 가족 친지 이웃들과 수박을 쪼개며 반딧불이 술래잡기, 물놀이, 어렸을 적 동요를 춤사위하며 읊어보는 낭만, 남녀노소 다문화가족까지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체험과 먹을거리, 볼거리, 문화공연으로 기획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맛깔 나는 물축제의 메뉴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도 필요하다. 선조의 삶이 깃든 민속에서 그 궁리를 찾을 수 있다. 제주도에 물 허벅문화가 있고 우리나라 마을마다 우물문화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정남진 장흥 물축제야 말로 이러한 것들을 재현하여 물에 대한 공동체 정신을 발현하모가 동시에 신세대들에게도 호기심과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물축제의 정신이 물을 단순히 레저용 관광상품으로 잘못 해석하거나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서도 안된다. 지역 공약사업의 명분 세우기식 날림공사가 되는 것은 더더욱 금물이다. 바라건대 물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공유하며 물의 오염과 낭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비로소 성공한 축제의 모델로 평가받고 기록될 것이다. 어떻든 국내 지자체 가운데 물축제를 처음 착안하여 벌써 10년째 성년을 맞이한 장흥군의 혜안이 돋보인다. 이에 걸맞게 장흥은 산자수명한 자연생태계로 호평받는 축복 받은 고장이다. 그 내면에는 남해바다의 사립문에다 수려한 호수와 계곡, 정자로 통하는 골목마다 흐르는 맛과 멋, 시와 풍류가 있다. 방랑객들이 호감을 갖고 짐을 풀었던 배경이다. 한마디로 시와 벗과 술이 농을 걸어오는 셀프관광의 명소다. 장흥에는 또한 보림사와 도리공원, 천관산 문학공원, 우드랜드 편백숲, 전통토요시장, 심천 물 문화관, 동학기념관, 회진성 등 역사성 있는 소재들이 즐비하며 국내 생산량의 최대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한우, 키조개, 낙지, 갯장어, 표고버섯 등 건강 먹을거리 명산지로서 자존심도 대단하다. 한국 전통차의 지존인 청태전 찻잔의 매력과 밸리댄스의 당돌한 볼륨도 고급스럽다. 그뿐인가. 축제의 흥은 어른들의 귓전에 익숙한 두만강 푸른물 뱃사공과 지척을 알 수 없는 황포돛대의 구슬픈 가락도 담아낸다. 물축제 부대행사로 장흥문화원이 주관하는 제18회 장흥문화예술인 대회도 지난 29일부터 이틀 동안 다채롭게 펼쳐졌다. 문림의향의 향맥은 전국 최초로 장흥이 문학관광기행 특구로 지정되는 쾌거를 올렸으며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인만 해도 100여명을 훌쩍 넘는다. 장흥 문학의 뿌리는 조선시대 지리학자요 정현신보를 저술한 존재 위백규 선생과 가사문학의 대가로서 시기적으로 송강 정철보다 앞서 발표한 관서별곡의 저자 기봉 백광홍 선생이 우뚝 선다. 이들의 학문을 학계에서 활발히 연구함으로써 한국 문학사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줄기는 현대에 와서 송기숙, 이청준, 한승원 등 국내의 걸출한 중견작가를 태동하더니 최근에는 마침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고 있는 맨부커상에 한승원 작가의 딸인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수상의 영예를 안아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는 동인문학상 수상자인 이승우 조선대 교수를 황석영 작가와 한국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기도 했다. 이는 문림의향의 역사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풍성한 문화의 현장에서 함께 하는 시간은 멋스런 사진첩이 될 것이다. 올 여름 휴가만큼은 신비스런 장흥물축제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친절과 청정의 장흥인이 모두 하나 되어 손님맞이 준비에 밤을 새가며 정성을 쏟고 있다.

출처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0151320061016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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