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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예술인/장흥문화예술인(출향,지역)

[장흥문화예술인]한국화가 장찬홍(谿山 張 賛 洪1944~)

by 장흥문화원 관리자 2018. 7. 6.


 녹슬지 않은 삶에서 길어낸 맑은 정취

한국화가 계산 장찬홍(谿山 張 賛 洪1944~)

 

  

                                                                                                                                ⓒ마동욱

▲한국화가 장찬홍

 

 

경력사항

 

의재 허백련 선생 사사 (1944-1977)
대한민국 서예대전 문인화부 초대작가, 심사역임
광주시전·전남도전·무든미전 초대작가, 심사역임
화업50년기념 롯데 갤러리 초대전 (광주)
개인 발표전 10회 (광주·대전·서울)
광주·전남문인화협회 이사장 역임
한국문인화협회 고문

 

 

 

 

▲계산 장찬홍의 작품

 

한껏 가지를 늘어트린 수양버들 사이로 제비 한쌍이 날아든다. 봄날의 청아한 하늘빛 가르며 날개짓하는 모양새가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다. 잎새와 대기를 오가는 얌전한 바람까지 화폭을 감싸 안으며 여백을 더욱 충만하게 한다.
계산 장찬홍 화백의 작품 <봄바람(春風)>에 관한 단상이다. 찬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작년 이맘때 즈음 선생을 처음 뵈었다. 스승 의재 허백련(1891~1977)선생의 곁을 지키며 화업을 지속하던 청계재(廳溪齋)에서의 47년, 그 기나긴 세월의 갈무리가 짐짓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일생을 녹록지 않은 붓질로 일관해온 노화백의 기운을 상서로이 담아보고 싶었다.
화려하게 오감을 자극하는 지금의 예술이 진즉이나 물렸나 보다. 안온한 눈맛과 담박한 정취를 선사하는 선생의 화풍이 마음에 들어온다. 한음 한음 정갈한 어투로 들려주던 동향 사람 故이청준 선생과의 추억, 무등산 청계재에서의 청년 장찬홍의 모습, 수많은 파지(破紙) 위에 몇 번이고 그려나간 제비 무리와 들판 위의 소떼, 연분홍 붉은색이 쉬이 가볍지만은 않은 엉겅퀴꽃의 고아함……, 의미 그대로 속기(俗氣)에 찌든 글쓴이의 눈과 마음을 따듯하게 쓸어 내렸다. 그렇게 아려한 묵향과 문기(文氣)를 느끼고, 임진년 사월의 초대전을 준비했다.
스무살 즈음 붓을 들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화업 50년째이다. 급물살과 같은 세파에도 처연하며, 옛 것을 본받되 고루하지 않은 선생만의 화법을 구축해왔다. 즉물적이거나 혹은 수직적인 서구의 미감에 비하면 더없이 수평적이고 평화롭다. 사람살이와 자연과의 합일을 꿈꾸며 종국에는 그 ‘속 얼굴’을 드러내는지, 화폭에 사색의 여지를 남긴다.
이렇듯 유연한 화법을 끌어내기 위한 선생의 삶, 그리고 노고는 무엇이었을까 지레 마음이 절절해져 온다. 종종 전시 소개글을 썼던 故이청준 선생은 계산의 이러한 작풍을 두고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그는 될수록 묵선의 표현을 절제한다. 대상 세계를 그만큼 아끼고 사랑함일 것이다. 그 세계가 그만큼 깊어지고 맑아지기를 기다림일 것이다. (중략) 그러면서도 그 묵향이 더할 나위 없이 신선하고 정의(情宜)롭다. 따뜻하고 평화롭다. 나는 그것이 그가 얼마나 오랜 연찬(硏鑽)과 궁구(窮究)의 마음앓이 세월 끝에 이르게 된 귀한 경지임을 짐작한다” (2004년 개인전 서문 中)
고행이라 일컫는 세상살이만큼 이를 투영하는 예술도 직설적이거나 때로는 더욱 성찰적이다.수많은 번민과 고통을 붓질로 감수하며 보는 이에게 정결한 서정을 선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여적 화업의 진행 중에 있는 노화백의 모색(摸索) 또한 느껴지니, 그 화업이란 것이 끝이 없구나 경외심마저 든다. 
세월의 무게를 감내하며 의미 그대로 ‘자연의 흐름’ 따라 온 정신과 붓질을 다잡는 계산의 다짐. 사시사철 변화하는 세상만물의 이치처럼 또 다른 정취와 기운을 찾아 나서는 선생의 강단(剛斷)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 나아가 긴 호흡으로 섬세하고 더딤에, 전시를 준비하는 젊은이의 심중에 애먹이는 찰나도 있었드랬다. 허나 지극히 진중함에 그 지필묵을 대하는 자세 또한 겸손함을 느낀다. 본 기획자는 금번 초대전이 숨가쁜 시대의 조류를 조금이나마 거스를 수 있는 자리이기를 바란다. 더불어 그 가치가 희소해진 남화의 향연에 문기(文氣)어린 감흥이 함께하기를 기원해본다.

[출처] <계산 장찬홍 화업 50년 - 바람 따라 물결 따라>展|작성자 롯데갤러리 광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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