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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소식/2024 장흥문화소식

[장흥문화소식] 백수인, 시집 「겨울 언덕의 백양나무 숲」 출간

by 장흥문화원 관리자 2024. 12. 31.

이대흠… “마음의 시선으로 우주의 소리 담아내”

 

 

 

 

“날마다 걷는다. 강가를, 해병을 걷고, 산골짜기를 걷는다. 걸으면서 거기에 깃들어 사는 존재들과 마주친다 …내가 지금 걸어온 그 길에는 시의 나무가 자라고 시의 새가 울고 시의 꽃이 피고 자갈처럼 시가 깔려 있었다. 뒤돌아보니 나는 평생 그 길 위에서 시를 논리의 그물로 엮거나 설명의 실로 천을 짜면서 걸었다 …40년이 넘게 걷던 그 숲길에서 내려와 이제는 하늬바람 일렁이는 들길을 걷고 있다. 나의 몸도 정신도 점점 시가 되어가고 있다.”(‘시인의 말’에서)

“백수인의 이번 시집은 물의 이미지가 많고, 청각적 심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것은 시인의 사유가 깊어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음의 눈으로 향하면 풍경이 보일 것이고, 마음의 눈이 안으로 향하면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이제 사람의 말만이 아니라 다른 대상들의 말을 듣기 시작한 그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바다처럼 큰 귀로 받아들인 세계가 사뭇 궁금하다. 우주의 신음을 듣기 시작한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이대흠 시 해설)

전자는 백수인의 시인의 고백 같은 ‘시인의 말’의 일부이고, 후자는 이대흠 시인의 시평의 일부이다. 이 두 글이 이번 「겨울 언덕의 백양나무 숲」(문학들 간/값 12,000)원에 담긴 시인의 시 세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백수인 시인은 40년 교수생활을 마치고 귀향하여 동계 집에 머무를 때는 어김없이 새벽마다 수문 해변과 여다지 해변을 걷는다. 또 틈틈이 사자산과 억불산도 걸어 오른다. 그처럼 자연 속을 걷는 행위가 하루 일과의 시작인 셈이다. 아마 이번 시집의 많은 시편들은 장흥의 앞바다를 걸으며 또는 억불산 기슭을 걸으면서, 시인의 고백처럼 파도며 바람이며 모래톱이며 풀뿌리며 돌멩이며 들꽃이며 이런저런 나무들의 말을 들었고, 그들의 시인이 되어 그들의 언로로 쓴 시들을 이번 「겨울 언덕의 백양나무 숲」 이라는 시집에 엮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흠 평자는 이러한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작시(作詩)를 시의 대상체를 마음의 눈으로 보고 듣는, 즉 우주의 신음을 듣고 그 메시지를 시로 표현하였다. 고 했다.

백 시인의 시들은 그렇기에 단순히 마음의 눈에 보이는 우주가 아니다. 시인의 독자적이고 신선한 우주의 메시지들이다.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고 긴 울림을 준다.

일상에 만나는 온갖 대상체들의 교감에서 표현되는 낯선 그러나 신선한 의미 부여 역시 우주적이다. 그러고 보면 「겨울 언덕의 백양나무 숲」에 담긴 53편의 시들 한편 한편이 다 그렇다. 정남진 해변에서 정남진 억불산에서, 정남진 곳곳에서 만난 물상이며 대상들이 상상과 상상의 변용을 통하고 아울러 새로운 우주적 통찰과 버무러지며 빚어낸, ‘다시 한 번 더 읽게하는 아름답고 서러운’ 시편들이다.

백수인 시인은 1954년 전남 장흥 사자산 기슭 기산리 동계마을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조선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했고, 전북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선대 국어교육과에서 정년퇴임했다. 한국언어문학회 회장, 한국어문학술단체연합 대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다가 2003년 『시와시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현대시와 지역문학』, 『소통과 상황의 시학』, 『소통의 창』, 『장흥의 가사문학』, 『기봉 백광홍의 생애와 문학』, 『대학문학의 역사와 의미』, 시집으로 『바람을 전송하다』가 있다. 현재 ‘시와시학’, ‘원탁시’ 동인이며, 조선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이다.

 

출처 : http://www.jhtoday.net/news/articleView.html?idxno=14345 장흥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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