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장흥문학단체-별곡문학동인회
----별곡… 1984년 설립, 1988년 김석중 4대 회장〜현재까지 회장 역임
1989년 ‘별곡문학’ 창간-2020년 제32호 발간-장흥문학의 산실 돼 와
昊潭 김석중
▶…이 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장흥문화원에서 ‘2021년 장흥문학특구 포럼’의 비대면 행사의 하나로 추진한 ‘장흥문학인 인명록 사업’에서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고 김석중 작가가 ‘장흥문학단체-별곡문학동인회’에 대한 소개의 글에서 별곡문학동인회 회장으로서 직접 작성한 글로, 고인의 마지막 유고로 여겨진다. 이에 장흥문학의 토대 구축과 발전을 선도해 온 고인의 그 문학적 유업을 기리며, 고인의 글을 여기 전재한다 …편집자 ◀
▪ 장흥의 첫 문학동인회의 출범
별곡(別曲)! 장흥 최초의 문학동인 첫 모임은 1984년 7월 8일 장흥읍내의 식당에서 창립의 깃발을 올렸다. 문학을 사랑 하고 창작의 열정이 내재한 젊은이들이 모여 시작한 구성원은 김동옥金東玉, 김석중金碩中, 김순덕金順德, 김철웅金哲雄, 白성우, 양기수梁基洙, 위수미魏秀美, 윤승중尹昇重, 이규영李奎榮, 이혜경李惠京으로 열 명이었다. 당시 나이가 3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이었다.
당시 별곡 모임은 “문학동인 별곡(文學同人 別曲)” 이라는 소식지를 만들어(1987.8.7까지) 모임의 상황을 기록하고 이를 배포하여 회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가기로 했다. 당시 제1호 소식지 첫 머리를 이렇게 기록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이 땅 장흥에 사는 몇몇 뜻있는 젊은이들이 아름다운 예향의 고장에 예지적(藝知的)인 모임 하나 없음을 아쉬워하면서 뜻을 모았습니다. 퍽 조심스럽게 의중을 타진하면서 이런저런 경로를 통하여 그 첫모임이 이루어졌습니다.”
말 그대로 가식이 없는 순수한 열정의 시작이었다. 우린 다시 모여 모임을 구체화 하였고 세 번째 모임부터는 토론의 주제를 가지고 만났다. 당시의 첫 토론의 주제는 “문학과 자신의 생활”이었다. 여기서 회원들은 문학에 뜻을 둔 이유를 밝히고 자신의 부족함이나 가슴에 내재된 감정을 표출하고 싶다는 심경을 이야기 했다. 다음 토론 주제는 “나의 독서 편력”이었다. 그리고 제3호 소식지부터는 토론 내용 외에 자신의 목소리를 정리하여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가 김철웅의 「별곡동인에 임하며」라는 수상이었고, 윤승중의 「아지랭이의 전설」이라는 시였다.
▪ 장흥문화운동의 시원이 되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고 서투른 논리의 전개이었으나 우리에게는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껴 스스로 빠져들었다. 각자가 자신감이 충만해져 갈 무렵 ‘별곡’이라는 동인이 저잣거리에 회자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들이 모임을 한다하면 스스럼없이 모임자리를 내어 주었다. 지금도 운영하고 계시는 “김사진관의 김정식” 어른은 선뜻 당신이 운영하시는 <희망예식장>을 우리들의 모임 장소로 제공하셨고, 뒤늦게 우리들의 모임소식을 들으신 강수의 문화원장은 휴일일지라도 문화원 강당을 활용토록 허락하기도 했다. 그러한 주변의 덕이었을까? 아니면 젊은이들의 꿈을 곱게 보아준 당시 어른들의 아량이었을까? 문화원의 주선으로 별곡동인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고장의 문화운동 이대로 좋은가?”하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기도 하였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향토문화》라는 제호로 6호째 발간해오던 장흥문화원 문화지를 7호부터는 장흥문화》로 바꾸기도 하였고, 우리들의 토론 내용을 그대로 장흥문화》 제7호에 수록하여 세상에 내 놓았다. 그리고 ‘별곡(別曲)’이라는 조금은 생뚱맞다는 저자거리의 여론에, 앞서 얘기한 「별곡을 싹 틔우며」를 장흥문화》 제7호에 실어 해명했다. 이 글에서 우리는 시대에 따른 고통과 자랑, 동경들이 역사의 맥을 이으며 시대에서 시대로 전해진다고 말하고, 외형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 주변에 얽힌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문학적 부문에 따라 표현하고 기술하자는 의미와 함께 조선시대 우리고을 출신 기봉 백광홍선생의 ‘관서별곡’의 맥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별곡’이라 이름하였다”고 밝혔다.
▪ 소소하면서도 확실했던 문학운동의 전개
이후 우리는 각자의 주머니를 털어 매번 모임을 갖았고, 1986년 5월 25일부터 5일간 장흥에서 최초로 ‘시화전’도 개최하였다. 시화전을 마치고 나자 당시 나름대로 문화와 예술에 뜻을 두고 있었으나 자기표현에 목말라하던 젊은이들이 별곡동인 곁으로 하나하나 모이기 시작했다. 별곡동인들은 모여진 그들의 각자의 재능별로 모임을 가질 것을 제안하여 드디어 1986년 9월 10일 <장흥문화동호회(長興文化同好人會)>라 새로운 문화 예술단체를 발기하였다. 그때부터 <문학동인 별곡>은 스스로가 장흥문화동호인회의 문학분과로 활동하면서 장흥문화동호인회의 주체가 되어 각 분과를 결성해 나아갔다. 그 분과는 향토사분과·미술분과·서예분과·사진분과·민속분과·음악분과로 나누어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면서도 활동이 왕성한 분과는 별개의 명칭을 붙여 활동하였다. 당시 발기된 <장흥향토사연구회> <억불사우회> <한들농악단> <음악동호회>이다. 이렇게 결성된 장흥문화동호인의 회원은 67명이었고, 초대 회장으로 동네에서 큰형의 나이인 화산 윤수옥(華山 尹洙鈺) 선생께서 맡아 사회적 경륜을 앞세워 이끌어 나아갔다.
당시 동호인의 활동은 대단했다. 마을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활동하던 마을의 농악기를 다루던 어른들이 사라져 그 맥이 끊기기 시작하여 한들농악단은 서투른 솜씨지만 각 읍면 마을에서 농악을 배우고자 하는 곳을 찾아가 함께 연습하며 즐겼고, 향토사연구회에서는 처음으로 장흥군의 문화유적과 사라지는 민속들을 조사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억불사우회는 매 주말이면 산야를 함께 누비며 장흥의 산야와 장흥인들의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 일상의 문화 영역을 개척하여 문학에 접목하다
그리고 문화동호인들이 1988년 1월1일 억불산에서 시작한 새해맞이 행사는 이후 장흥에 거주하는 일반인들의 새해맞이 연례행사로 만들었다. 1989년 10월 3일에는 천관산에 올라 천제(天祭)를 지낸 뒤 장흥산악회에서는 1993년 10월 첫 주에 천관산 억세제를 지내기 시작하였고, 1990년 5월 첫 주에 실시한 제암산철쭉제는 제암산악회에 이를 자연스럽게 물려주기도 하였다. 물론 이러한 각 분과의 활동의 참여는 각 분과를 불문하고 시간이 나는 동호인회원 모두가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고 배우는 기회로 만들어 나갔다.
▪ 별곡과 함께 장흥문화의 연대가 시작되다
이후 문화 영역의 전반에 걸친 활동을 목표로 하여 한들농악(회장 한봉준), 묵우회(회장 윤수옥), 향토사연구회(회장 양기수), 억불사우회(회장 김충석), 미술동우회(회장 위명온), 음악동우회(회장 박성일)이 창립되었고, 이들 단체들은 ‘장흥문화동호인회’라는 명칭으로 연대하여 장흥문화의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고 현장에 도입하면서 향토색 있는 문화 행사를 개최하였다. 제1회 ‘장흥문화동호인展’은 서예·그림·시화·공연·강연 등 종합예술제를 지향하는 최초의 문예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1986년 장흥에서 창립된 종합문화 단체인 장흥문화동호인회(회장 윤수옥)와 연대하여 문림의향의 문맥과 자원을 계발·진흥하는 것은 물론 문학과 종합 문예의 창작과 향유의 시대를 열어 가자고 다짐하였다. 하여 장흥문화동호인전으로 명칭 하는 종합 문예전을 개최하여 시화를 선보이고 매월 창작 작품 윤독회를 열어 회원 간의 유대와 창작의 기풍을 진작하는 기반을 조성하였다.
별곡문학동인회는 1984년 초대 양기수(수필,향토사) 회장을 선임 하였고 1985년 8월 2대 회장으로 김철웅(스님, 소설가)이 선임 뒤를 이었다., 1986년 8월 3대 회장으로 윤승중(공무원, 시인)이 선임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소식지(지령7호)를 꾸준히 발간하는 것은 물론 창작 작품 토론회(격주간), 시화전(3회 개최), 작품 낭송회(4회) 등 왕성한 문학 활동을 통하여 장흥의 문맥을 조성하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였다. 1988년 8월 4대 회장으로 김석중이(소설)이 선임되었고, 1989년 동인지 《별곡문학》을 창간하여 출판기념회를 개최 하여 문학 행사의 효시를 열었다. 이어서 5대 박종규(수필), 6대 김원봉,(수필), 7대 김석중이 회장을 맡아 장흥의 문학을 확인하고 대내외에 선양하여 장흥의 문학을 진흥하는 문학 단체로 자리매김하여 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별곡문학동인회의 회원들은 공모전과 문예지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윤수옥(수필), 김석중(소설), 양기수(수필), 윤승증(시), 위수미(시), 위명온(수필), 이규영(동화) 회원들이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그 역량을 과시하였다.
▪ 장흥 최초의 문학동인지 “별곡문학別曲文學” 창간
별곡문학동인회는 1989년 동인지 《별곡문학》을 창간하여 장흥 지역 최초로 문예동인지의 시대를 열었다. 제호 《별곡문학》은 장흥의 선인인 기봉 백광홍의 관서별곡(關西別曲)의 문맥을 이어가겠다는 뜻이 내재되어 있다. 동인지 “별곡문학”은 그 이후 한 호도 결호 없이 지령 30호(2018년) 기념 특집호를 간행 하면서 그 연륜과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
▪ 장흥문학인들과의 연대와 교류를 시작 하다
별곡문학동인회는 창립 이후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학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하여 장흥을 한국의 문단이 주목하는 “남도 문학의 본향”으로 지칭되는 문맥의 기반을 조성하였다.
1989년 6월 장흥출신의 소설가 한승원 작가를 초청하여 본격적인 문학강연회를 개최하면서 출향 작가들과의 연대를 시작하였다.
이어서 소설가 이청준 작가 초청 문학 강연회, 장흥의 문학현장 기행 등의 기획을 연이어 개최하였다.
군 단위 지역으로는 최초로 한국소설가협회와 연대하여 전국 규모의 문학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전남문인협회와 공동으로 2회에 걸쳐 문학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장흥의 문학 자산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는데 기여하였다. 더불어 군민과 함께 문학을 향수하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문예작품 공모, 여성문학상 작품 공모, 장흥 문학현장 기행, 장흥 출신 작가 초청 문학강연회 등의 다채로운 문학 행사를 공유하였다.
▪ 장흥의 문맥 발굴과 대내외 선양 사업의 시대를 열다
특히 장흥의 가사문학을 발굴 선양 하는 작업에 참여 하여 기봉백광홍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확인하여 문화체육관공부의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2004년 6월)하는데 기여하였으며 기봉선생의 선양 행사를 주도하였다.
▪ 장흥문학 관련 자료집 간행의 사업을 주도하다
금년으로 지령 30호에 이르는 동인지 《별곡문학》은 남도의 대표적인 문학동인지로 회자되고 있고 회원의 창작 작품과 장흥 문학의 소식, 문학 자료, 회원들과 장흥 출신 문학인들의 활동과 문학 업적 등을 수록하여 가히 장흥 문학 역사의 자료집으로 역할을 감당하였다. 하여 한국문예진흥원에서 선정 하는 최우수문학동인회로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장흥 출신 문학인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고향인 장흥을 중심으로 문학을 담론하고 친교와 소통을 도모하고자 『장흥의 문학기행』(1995년 초판 자비 출판, 2014년 5쇄 개정 증보판) 간행하여 장흥 문학인과 문학 현장, 문학 자원을 형상화하여 장흥의 문학적 자긍심을 널리 홍보하였다.
장흥문학 자료집으로는 『장흥의 가사문학』(2쇄 간행) 『존재 위백규의 사상과 철학』, 『장흥의 설화』, 『장흥의 민속』, 『장흥 대표 작가 자료집』(송기숙, 이청준, 한승원), 『장흥 대표 작가 작품 선집(당제, 살아 있는 늪)』, 장흥 출신 작가 선양 사업으로 소고당 고단의 규방가사문집 『평화사시사』, 정병우의 소설집 『가잿골』을 간행하여 장흥의 문맥을 형상화하는데 기여하였다.
장흥에서 최초로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장흥의 가사문학 길, 장흥 문학 작가 출생지와 창작의 현장에 안내판을 설치하였고, 장흥문예회관 3층의 복도를 장흥문학 전시관으로 조성하여 장흥문학의 지도를 형상화하였다. 장흥 문학의 명소 조성사업을 주도하여 이청준·한승원 문학길 조성과 스토리텔링을 기획하였고, 이청준 작가의 생가 복원 사업, 한승원 작가의 문학 공간인 달 긷는 집 안내와 홍보에 선도적으로 활동하였다. 천관산문학공원의 조성에 참여하여 남도의 문학 명소로 승화되게 하였고, 천관문학관의 건립과 전시사업에 자료를 제공하였다. 특히 관서별곡의 현장과 장흥의 가사문학 길을 정리하여 장흥문학기행의 텍스트가 되게 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장흥작가 문장전, 시화전을 관내 기관 단체의 공간과 축제 등 행사장에 순회 전시하여 장흥의 문학을 군민과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문학을 주제로 하는 현장 기행, 세미나 심포지엄 등의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였다.
▪ 장흥문학의 선양과 문학자원의 보존 계승의 사업을 시작하다
장흥의 문학 자원을 전국적인 차원에서 형상화 하고자 ‘국립한국문학박물관(900억 소요)’ 건립 기획에 참여하였고, 근간에 대두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공모에 전남의 대표 지역으로 참여하였다. 이제는 현대 한국 소설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이청준 작가의 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에 참여 하여 그 성사를 목표로 진력하고 있다.
2008년 전국에서 최초로 문학을 주제로 하는 지역 특구의 이론을 정립하여 장흥을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였다. ‘이청준문학제’ ‘장흥문화예술인대회’ ‘한국문학특구포럼’ ‘장흥문학 뉴스레터’ 간행 등 장흥문학의 선양 사업을 혹은 주도하고, 이론과 자료 제공,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그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하였다.
지난 30여 년 동안의 별곡문학동인회가 추구했던 작업은 지역에서의 문예 활동에 그치지 않고 출향하여 활동하고 있는 장흥출신 작가들과의 교감을 통하여 장흥문학 자원의 대내외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그 결과는 오늘 날 장흥이 가히 ‘한국문학의 본향’으로 지칭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회원들은 방송에 출연하고 신문에 장흥문학의 소식들과 현장들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은 물론 장흥을 남도문학기행의 명소로 회자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장흥의 문학인, 장흥 문학의 명소, 창작의 현장 등 발길 닿는 곳 마다 문학의 색깔과 향기를 덧칠해온 별곡문학동인회의 족적은 오늘의 장흥을 문림의 고장 문학관광기행특구의 특화된 지역으로 각광받게 하고 있다.
장흥문화예술회관 3층에 회원들의 소통 공간과 자료실을 운영 하고 있으며 장흥에서 가장 많은 “문학자료”를 보유 하고 있다. 별곡문학동인회 34년의 연륜은 장흥의 문맥을 보존, 계승, 발굴, 선양 하는 끊임없는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그러한 작업을 통하여 회원들과 장흥문인들의 창작에 기여하고 있다. 장흥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 거주 하며 연대하는 회원 76명(2020년 현재)이 가입되어 있다.
출처_장흥문학의 산실 ‘별곡문학동인회’의 어제와 오늘 - 장흥투데이 (jh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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